다산(茶山) 정약용(丁若鏞)과 그의 제자 黃裳(황상)과의 관계에서 있었던 일화
황상은 다산에게 글을 배운지 60년이 되는 임술년(1862년)에 75세의 노인이 되어 지난날을 회상하며 壬戌記(임술기)를썼는데, 그는 이 글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록했다.
"내가 스승님께 글을 배운지 이레 되던 날 스승님은 문사(文史 : 문학과 역사)를 공부하라는 글을 내주시며 말씀하시길 '石山(黃裳의 兒名)아! 문사를 공부하라'고 하셨다.
나는 머뭇거리고 부끄러워하며 '저에게 세 가지 병통이 있읍니다.
첫째는 둔하고, 둘째는 꽉 막혔으며, 셋째는 미욱합니다'라고 말씀을 올렸다.
그러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, '공부하는 자들이 갖고 있는 병통을 너는 하나도 갖고 있지 않구나.
첫째는 기억력이 뛰어난 병통으로 공부를 소홀히 하는 폐단을 낳고, 둘째는 글 짓는 재주가 좋은 병통으로 허황한 데로 흐르는 병통을 낳으며, 셋째는 이해력이 빠른 병통으로 거친데로 흐르는 병통을 낳는다.
둔하지만 공부에 파고드는 사람은 식견이 넓어지고, 막혔지만 잘 뚫는 사람은 흐름이 거세어 지며, 미욱하지만 잘 닦는 사람은 빛이 난다. 파고드는 방법은 무엇이냐? 근면함이다. 뚫는 방법은 무엇이냐? 근면함이다. 닦는 방법은 무엇이냐? 근면함이다. 그렇다면 근면함은 어떻게 지속하느냐? 마음가짐을 확고히 가지는 데 있다'고 하셨다."
흔히 재주있고 머리 좋은 사람이라야 독서를 잘하고, 지식을 많이 쌓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, 오히려 다산은 둔하고 재주없는 사람이 마음 다 잡고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면 많은 학식을 쌓을 수 있고, 선비도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. 독서하는데 머리 좋은 것보다 근면함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은 참으로 명언이고 귀감으로 삼아야 할 이야기다.
[한국의 선비 정신] 중에서
[출처] 다산(茶山) 정약용(丁若鏞)과 그의 제자 黃裳(황상)과의 관계에서 있었던 일화|작성자 북재
https://youtu.be/-SoPgbWUvQE?t=2275
[독서일기]유교 아시아의 힘 - 주간경향 (kha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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